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도내 관광업계가 반색하고 있지만 카지노 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중국인의 방한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자연스레 카지노 이용객도 늘지만, 결국 카지노는 해외 VIP 고객을 얼마나 꾸준하게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은 ‘무비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교하면 도내 상주 외국인 수가 적고 해외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 횟수에서 크게 떨어져 VIP 고객을 유치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실제 지난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보인다. 수도권 카지노는 지난달 100~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도내 외국인 카지노는 드림타워 카지노(233억9500만원)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을 업체별로 살펴보면 세븐스타 카지노 33억6400만원, 파라다이스 제주 카지노 23억7600만원, 랜딩 카지노 17억9600만원, 오리엔탈 카지노 2억1100만원, 제주썬 카지노 5700만원, 메가럭 카지노 3300만원, 공즈 카지노 1100만원 등이다.
도내 카지노 업계는 VIP 고객 유치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전문모집인(정킷)을 통한 대리 모객에 의존하고 있지만, 제주도가 2017년부터 전문모집인 수수료를 관광진흥기금 부과 기준인 ‘매출액’에 포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전문모집인 수수료가 카지노 매출에 포함되면서 도내 카지노가 다른 지역 업체와 동일한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했을 때 두 배 많은 관광진흥기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도내 한 카지노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사업장이 제주에 있다는 이유로 관광진흥기금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은 조세 평등주의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많다”며 “현재 직원 급여와 영업장 임차료, 관리비, 객실 비용 등을 지출하면 고객 유치에 나설 마케팅 재원이 전혀 남지 않아 육지 업체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또한 지난 6월 협회보를 통해 “육지 외국인전용카지노가 지불하는 관광진흥기금과 달리 제주관광진흥기금은 기금 납부를 위한 총매출액 산정에 전문모집인 수수료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영업활동이 매우 중요한 제주도 카지노 경영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는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약게임의 결과로 발생한 수수료의 법적 성질은 지역을 불문하고 동일한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제주도 카지노 업계의 기금 납부 방식은 영업 이익에도 영향을 미치고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무분별하고 과도한 플러스카지노 전문모집인 수수료 지급을 막고자 이 같은 매출액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제주 카지노 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행산업’이라는 카지노 산업의 인식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 카지노업감독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성종 제주한라대 호텔경영과 교수는 “카지노가 도박 산업이라고 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지 말고, 관광산업의 일원으로 제주도에 있는 관광자원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가족들과 함께 와서 제주의 자연을 즐기고, 카지노를 같이 할 수 있는 전략을 펴면서 난국을 타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제주의 경우 다른 지역이나 국가보다 규제가 심한데 오히려 이것을 ‘청정’ 제주 이미지와 결부해 블랙 게임이 없는 ‘청정 카지노’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업계 입장에서 ESG 경영 흐름에 맞게 사회 환원이나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개선 이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인식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또 “도내 카지노 업체가 관광진흥기금을 대다수 납부하는데, 카지노 업체 종사자들을 위해 쓰이는 관광진흥기금은 전혀 없다”며 “종사원들의 사회복지라든지 종사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에 관광진흥기금이 쓰일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도내 카지노 산업 진흥을 위해 해외 공동 마케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도민 설문조사를 통해 카지노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파악하고 인식 개선 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